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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 하우스의 유령 시즌 2 리뷰, 해석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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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 하우스의 유령 시즌 2 리뷰, 해석 (1)

군밤사세요 2020. 10. 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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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라이 저택의 유령 (헌팅 오브 힐하우스 시즌 2) 리뷰, 분석 (1)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블라이 저택의 유령 전 시즌의 스포일러와 캐릭터, 스토리 분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사진 없음

 

블라이 저택의 유령은 힐 하우스의 유령의 후속작으로, 시즌 2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처럼 시즌 1에 등장한 배우들이 다른 역할로 시즌 2에 등장하지만, 스토리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시즌 1과 비교해 평가부터 하자면- 덜 무섭고, 진행이 느리고, 짜임새가 느슨하다. 힐 하우스의 유령은 완성도가 매우 높은 연출과 스토리를 가졌다. 매 에피소드 캐릭터를 설명하며 사건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시즌 1을 기대하고 본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특유의 몽환적인 연출과 점프스케어를 남발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주는 스토리는 여전하다. 개인적으로 호러물을 잘 못보는 편인데, 이런 나도 무리없이 시리즈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호러'장르 라기보다는 슬픈 로맨스에 귀신을 끼얹은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타임라인 정리

블라이 저택을 배경으로 총 세개의 타임라인이 존재한다.

바이올라 로이드(초대 블라이저택의 주인), 윈그레이브 가문(플로라와 마일즈의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현재.

그리고 이 세개의 타임라인 모두에서 사랑으로 인한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다.

 

바이올라 로이드 / 호수의 여인 (시즌1에도 첫째로 등장했던 배우. 이 분은 언제봐도 안젤리나 졸리를 닮았다.. )

1. 바이올라 로이드 - 호수의 여인

바이올라 로이드는 로이드 가문의 첫째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장녀로써 블라이 저택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다. 똑똑하고 당찬 성격이였던 그녀는 저택의 주인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만한, 야심없는 성격의 먼 친척을 골라 결혼해 딸을 낳게된다. 하지만 폐렴에 걸려 남편과 함께할 수도, 어린 딸을 안아줄 수도 없었고, 점점 삐뚤어져간다.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과는 달리 그녀는 몇 년을 더 살아갔다. 병간호를 하던 여동생은 계속되는 바이올라의 욕설과 폭력에 점점 지쳐가고, 결국 그녀를 '자비'라는 이름아래 죽이게 된다.  

바이올라가 살해당하기 전, 그녀의 마지막 바램은 자신이 모아놓은 보석과 화려한 드레스, 고급옷감이 담긴 보물상자를 딸이 18살이 되는 날 선물해 주는 것이였다. 그리고 죽게된 바이올라는 그 상자안에서 눈을 뜬다. 자신의 영혼이 보물상자에 갇혔다는 것을 깨닫고 슬퍼하기도 잠시, 이대로 영겁의 세월을 기다리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슬픔은 점점 행복으로 바뀌게 된다.

 

마침내- 문밖에서 열쇠를 돌리는 소리가 나고, 한껏 기대감에 부푼 그녀의 앞에 나타난 것은 그토록 그리웠던 딸이 아니라, 자신을 살해한 여동생이였다. 바이올라만큼 똑똑하지도, 강단있지도 못했던 남편과 여동생은 블라이 저택의 재산을 전부 잃었고, 여동생은 가난에 지쳐 마지막 남은 언니의 유산에 손을 대버린 것이다. 그리고 바이올라는 여동생을 목졸라 살해한다. 죽은 언니를 봤다는 공포감에 질려, 목이 졸라 죽어버린 여동생을 발견한 남편은 딸을 데리고 블라이 저택을 떠난다. 그리고 아직 딸이 열어주기를 기다리는 바이올라가 담긴 보물상자를 그대로 블라이 저택의 호수에 던져버린다. 바이올라는 물이 차오르는 상자안에서 분노와 절망을 간직한채 호수 밑에 묻히게 된다.

 

그렇게 호수의 여인은 탄생한다. 그녀는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딸이 있었던 침대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잠들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며, 자신의 길을 막는자들은 누구든 죽여버린다. 그녀의 존재가 거대한 중력을 만들어내어, 블라이 저택에서 죽게되는 모든 유령들은 저택의 부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묶여있게된다.

 

 

 

샬롯 윈그레이브 

2. 윈그레이브 가문

도미닉과 샬롯 윈그레이브는 플로라, 마일즈와 함께 블라이 저택에 살고있는 부유한 가족이다.

그림에나 나올법한 여유롭고, 사이좋은 가족이지만 샬롯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남편인 도미닉의 남동생인 헨리와 불륜관계였고, 태어난지 얼마안된 플로라는 사실 도미닉이 아닌 헨리의 딸이였던 것이다. 사업 상 출장이 잦았던 도미닉은, 집에 돌아온 어느 날 헨리와 샬롯의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플로라의 생일을 계산해본다. 조산이라고 알고있었지만 플로라는 너무 정상적으로 태어났고, 자신이 출장 중에 잉태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추궁해오는 도미닉 앞에 샬롯은 불륜관계를 실토한다. 도미닉은 그녀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고, 동생인 헨리와는 관계를 완전히 끊은채 플로라는 자신의 딸로 키우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부부의 관계회복을 위해 둘이서 인도를 여행 중, 그들은 사고로 그곳에서 사망하고 만다. 

 

부부의 사망 후 죄책감에 사로잡힌 헨리는 술독에 빠져 시간을 보낸다. 플로라와 마일즈에게는 보모를 붙여준 채 방문도 하지 않은채 모든 책임을 회피한다. 그의 죄책감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유령으로 나타나고,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다. '여보세요, 플로라가 사는 곳입니다!' 라고 전화를 받는 플로라의 목소리를 듣기위해 하염없이 저택으로 전화를 건다. 하지만 딸아이를 바꿔달라는 말을 할 용기를 내지못하고 결국 끊어버리기를 부지일수, 블라이 저택의 사람들은 장난전화로 치부해버린다. 

 

헨리 윈그레이브. (시즌 1에서 아빠로 등장했던 배우이다!)

레베카 제슬은 샬롯과 도미닉이 사망하자 플로라와 마일즈를 돌보기 위해, 헨리에 의해 보모로 고용되었다. 총명하고 목표가 뚜렷한 젊은 여자로, 헨리의 사업에 대해 배우고, 그와 가까워지려는 목적으로 보모직에 지원했다. 하지만 피터를 만나면서 그녀는 끝없이 추락하고 만다.  

 

레베카 제슬
피터 퀸트 (시즌 1의 동생역으로 나왔던 배우.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못알아봤다)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가난하게 자랐던 피터는 야심 많지만 도둑질을 서슴치 않고, 소유욕이 가득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비록 삐뚤어진 애정이였지만 그는 레베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도미닉과 헨리의 비서로 일했지만 절대 그들과 섞일 수 없다고 믿었고 새 출발을 하기위해 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엄마가 출소 후 자신을 찾아왔고, 범죄기록이 있는 것을 헨리에게 알리겠다며 돈을 달라고 협박한다. 그렇게 회사 돈을 훔치게 되고, 피터는 그 돈을 가지고 레베카와 미국으로 떠나려한다. 떠나기 하루 전, 레베카에게 짐을 싸고 자신을 기다리라며 말하고 방을 나서던 그는- 실수로 호수의 여인의 앞을 가로 막게되고, 그대로 호수로 끌려들어가 살해당한다.

 

헨리의 돈은 사라졌고, 피터의 시신이 호수에 잠겨 찾을수 없게되자 블라이 저택의 사람들은 그가 돈을 훔쳐 달아났다고 생각한다.

레베카는 그럴리 없다며 실의에 빠지지만 곧 피터의 유령이 그녀 앞에 나타나 사건의 전말을 알게된다. 목숨만큼 사랑하는 연인이 죽어서 유령으로 나타났지만, 그를 만질수도 체온을 느낄수도 없다는 사실에 레베카는 괴로워한다. 피터는 곧 자신이 레베카의 몸에 빙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레베카가 자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둘이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말하며 피터의 영혼을 받아들이는 순간. 레베카의 의식은 저 멀리 기억의 단편 속으로 흘러들어가 버렸고, 피터는 레베카의 몸을 지배한 후 호수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그렇게 연인을 믿고 몸을 내어준 레베카는 자신이 그에 의해 죽임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그의 품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되뇌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의식이 돌아온 순간, 자신의 눈앞에 보인 것은 영원을 맹세한 피터가 아니라, 차갑게 호수에 떠있는 자신의 시체였다. 

 

그렇게 피터는 레베카에 대한 소유욕으로 그녀의 영혼까지 함께 블라이 저택에 묶어버린다.

유령이 된 둘은 플로라와 마일즈의 몸에 빙의하기를 반복한다. 피터는 실종되었고, 레베카는 자살한 것으로 처리된 후 블라이 저택의 사람들은 플로라와 마일즈의 정신건강을 걱정한다. 그리고 빙의로 인한 아이답지 않은 행동들을 후유증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한나 그로스

그리고... 블라이 저택에서 윈그레이브 가문을 도와 집관리를 하는 한나 그로스. 그녀는 평소 피터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살뜰히 집을 보살피는 그녀에게 사망한 안주인의 유품을 도둑질하는 피터는 눈의 가시일 수 밖에 없다.

마일즈 몸에 종종 빙의한 피터는 한나에게 폭언을 쏟아부으며 그녀를 위협했고, 결국 그녀를 우물로 밀어 죽이고 만다.

그렇게 블라이 저택의 또다른 유령이 되고만 한나의 앞에, 새로운 보모인 대니가 나타나면서 시리즈는 시작된다.

 

여기까지가 1화 시작 전까지의 설정내용이다. (길었다...)

 

 

 

대니

3. 현재

대니는 미국의 한 시골마을, 아빠의 부재와 엄마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고, 소꿉친구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다. 한마디로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지루한 인생이였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살아갈 예정이였지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깨닫고 더이상 참지못하고 파혼하고 만다. 마냥 착하고 따뜻하기만 했던 남자친구는 대니가 커밍아웃을 하자 화를 냈고, 그 순간 차에 치여 즉사한다. 오래된 연인이 죽는 모습을 본 대니는 어느곳을 가나 그의 형상을 보게되었고, 도망치듯 런던으로 떠나 블라이 저택에 보모로 취직해 플로라와 마일즈를 보살피며 살게된다. 하지만 런던에서도 남자친구의 유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달렸고, 저택의 정원사인 제이미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그것은 더욱 악화된다. 죄책감 때문이였을까, 제이미와 키스하려던 순간 남자친구를 보게되고, 제이미를 밀쳐내는 일이 생긴다. 상처받은 제이미의 모습을 보면서 대니는 더이상 남자친구의 유령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 후로 남자친구의 유령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게 1화부터 대니를 괴롭히던 유령은 사라지지만, 그녀는 유령인 피터에 의해 거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블라이 저택에서 사망한 모든 유령들은 저택의 부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서서히 얼굴이 사라지며 기억을 잃게된다는 것을 알게된 피터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플로라와 마일즈를 사용하려고 한다. 자신이 레베카에게 빙의했던 것 처럼, 그들의 동의를 받아-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말하며 아이들의 몸에 빙의하고, 그들을 기억속에 가두어 자신들이 대신 살아가는 것이다. 플로라와 마일즈는 순진하게도 엄마아빠와 같이 있는 기억 속에서 영원히 따뜻하고 안전하게 살아가기를 원하고, 피터와 레베카를 자신들의 몸에 받아들인다. 

완전히 마일즈 속으로 들어온 피터와 달리 레베카는 플로라에게 빙의하지 않았었고, 플로라는 묶여있던 대니를 풀어주게 된다. 그리고 마일즈를 쫓아가던 대니는 호수의 여인의 앞에 서게되고, 목이 졸려진다.

 

그 순간 플로라가 호수의 여인 앞을 막아서고, 플로라를 자신이 기다리던 딸로 착각한 그녀는 대니를 놓아준 후 플로라를 안고 호수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 플로라를 구하기 위해 대니는 호수의 여인 앞에서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외친다.

 

호수의 여인이 대니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피터, 레베카, 한나, 그리고 오래된 유령들이 블라이 저택을 떠난다. 그녀의 영혼에 의해 만들어진 중력의 힘이 사라진 것이다. 대니는 빙의 후 외롭고, 차갑고, 분노로 가득한 호수의 여인의 존재를 가슴속에 느끼면서 살아간다. 블라이 저택을 빠져나와 제이미와 미국에 돌아와서 꽃집을 열지만, 몇 년후 결국 호수의 여인이 점점 깨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자신이 제이미를 해치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스스로 블라이 저택로 돌아와 호수에서 자살하며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자꾸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호수의 여인을 보는 대니

 

그리고 이 모든 스토리는 성장해서 블라이 저택에 대한 이야기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미국에서 살고있는 플로라의 결혼식에 참석한, 제이미가 하고있는 이야기였다. 그곳에는 어른이 된 마일즈, 오웬, 플로라와 춤추고있는 헨리의 얼굴이 비춰진다. 그리고 결혼식에서 집에 돌아온 제이미는 욕조에 물을 받고, 집안 대문을 살짝 열어놓은 채 대니가 언젠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잠이든다. 잠이 든 제이미의 어깨에 대니의 손이 얹어지면서 시리즈는 끝이난다. 

 

잠든 제이미 어깨에 얹어진 손에 살짝 보이는 결혼반지

스토리를 읽어보면 알수 있듯이 전반적으로 극을 끌고가는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완성도 면에서 안타까운 점이 몇몇 있었는데, 대니의 전 남자친구 유령에 대한 이야기가 그 중 하나이다. 블라이 저택과는 조금 동떨어진 스토리이고, 초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넣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제대로 마무리도 하지않고 사라졌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이 외에도 살짝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대니가 친자식도 아닌, 몇개월 보살폈을 뿐인 아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점이라거나 마일즈에 빙의해 살아가려던 피터의 계획이다. 빙의한 상태여도 블라이 저택 부지의 밖을 나가는 순간 영혼이 튕겨나가는 걸 알고있는데, 굳이 아이들 몸에 빙의해서 얼마나 버티려고 했던건지 의구심이 든다. 아이들이 평생 저택을 나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말이다. 

 

포스팅 하나로 끝내고 싶었는데 스토리를 정리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보다 자세히 이 드라마에서 '기억'을 어떻게 다루는 지, 캐릭터들이 왜 자꾸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 하는지, 인형들의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완벽할 수 있었던 커플, 오웬과 한나. 피터 나쁜놈..

2020/10/24 - [분류 전체보기] - 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하우스의 유령 시즌2 리뷰, 해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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