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군밤사세요

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하우스의 유령 시즌2 리뷰, 해석 (2) 본문

리뷰

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하우스의 유령 시즌2 리뷰, 해석 (2)

군밤사세요 2020. 10. 24. 11:38
728x90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라이 저택의 유령 (헌팅 오브 힐하우스 시즌 2) 리뷰, 해석 (2)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블라이 저택의 유령 전 시즌의 스포일러와 캐릭터, 스토리 분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사진 없음

 

2020/10/23 - [리뷰] - 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 하우스의 유령 시즌 2 리뷰, 분석 (1)

 

 

블라이 저택의 유령 / 힐 하우스의 유령 시즌 2 리뷰, 분석 (1)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라이 저택의 유령 (헌팅 오브 힐하우스 시즌 2) 리뷰, 분석 (1) **스포일러 주의** 이 글은 블라이 저택의 유령 전 시즌의 스포일러와 캐릭터, 스토리 분석을 포함하고

goonbomb.tistory.com

이번 포스팅에선 블라이 저택의 유령에 나온 떡밥 풀이와 의미에 대해 알아보겠다.

 

블라이 저택 안의 유령들과 플로라의 인형들

정확한 설명이 나오진 않았지만, 플로라가 만든 인형들은 블라이 저택에 존재하는 유령들로, 피터, 레베카는 물론 바이올라와 그녀에 의해 죽은 여럿 다른 유령들까지 만들어져있다. 

플로라가 옷장 밑에 늘 넣어두는 인형은 호수의 여인으로, 인형이 옷장 밑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면 그녀가 돌아다닌다는 신호이다. 그렇기 때문에 플로라는 대니가 인형을 다른자리에 놓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대니가 호수의 여인 인형을 침대 위에서 발견했던 그 날, 플로라와 마일즈는 대니를 옷장에 넣고 잠궈버린다. 대니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 플로라가 호수의 여인 인형을 인형의 집 안에서 발견했을 때에도, 플로라는 마일즈에게 소리쳐 도움을 구했고, 둘은 부엌에 있던 대니를 다른 길로 유인해 호수의 여인과 마주치지 않도록 했다. 

 

호수의 여인 인형 외에도 어린 남자아이, 중세시대 의사, 군인, 바이올라의 여동생 등 여러가지 인형과 그에따른 유령들이 등장하지만 커다란 역할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바이올라의 영혼에 의해 저택에 묶여있을 뿐, 따로 사람들에게 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플로라는 초반 대니와 숨바꼭질을 할 때 다락방에서 바이올라의 여동생 유령과 같이 있는데, 플로라는 그녀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유령도 그녀를 해치지 않는다.

 

 

플로라와 헨리가 선물한 인형의 집

 

 

플로라와 마일즈의 이상한 행동

플로라는 "perfectly splendid'를 반복하며 깍쟁이 아가씨처럼 행동하곤 했는데, 레베카가 빙의되어 있었을 확률이 높다.

마일즈 또한 갑자기 목소리 톤이 낮아지고 어른스러운 말투로 이야기할때는 피터가 빙의하고 있었다. 대니에게 꽃을 주면서 머리를 넘겨준다거나, 묘하게 선을 넘는 발언을 할때도 마찬가지이다. 플로라(레베카)는 자신이 예전에 착용했던 머리삔을 꽂고있는 대니를 보고 어디서 낫냐고 묻는데, 마일즈(피터)가 선물했다고하자 표정이 안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알 수있다. 물론 계속 빙의되어 있던 것은 아니고,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기때문에 정상이였을때도 많다.

 

마일즈 학교에서의 행동

마일즈는 학교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며 나무에서 뛰어내린다던지, 비둘기를 죽인다던지 하다가 퇴학당한다. 하지만 피터는 저택의 부지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피터가 빙의되어 한 행동이 아니라 마일즈 혼자 결정한 일이다. 아마도 부모님이 사고사하고 보모까지 자살한 후 충격으로 이상행동을 보인 것이 맞는 것같다. 마일즈는 학교 선생님에게 '열쇠'를 찾기위해 비둘기를 죽였다고 하는데, 이것은 피터가 살아있을 때 마일즈에게 했던 말을 참고한 것으로 피터는 모두에게는 열쇠가 있고, 그 열쇠를 찾으면 마음을 열 수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자신을 계속해서 믿고 두번째 기회를 주려는 선생님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마일즈는 플로라에게 피터와 레베카의 유령이 그려진 편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려 마음 먹었을 것이다.

 

 

한나의 행복한 기억

 

 

드림호핑

한나 그로스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캐릭터들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한다. 피터는 이것을 '드림호핑' 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사후세계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나, 피터, 레베카처럼 이미 죽은 캐릭터들이나 플로라, 마일즈처럼 빙의되어서 자의식이 희미할때 격는 현상이다. 자신의 기억을 다시 재경험 하는 것인데, 계속 기억이 반복되면서 자각몽을 꾸는 것 처럼 자신이 기억 속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모든 것이 머릿속에 벌어지는 일이기때문에, 기억이라고 하지만 인물들이 자기가 듣고싶은 말은 하기도 하고, 되려 싫은 말을 하며 괴롭히기도 한다. 헨리의 경우엔 블라이 저택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게, 술에 취해있는 상태인데다가 죄책감이 더해져 심신미약으로 자꾸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의 경우, 오웬을 만나 처음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으로 계속해서 돌아갔지만 피터의 경우엔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순간, 어머니가 자신을 찾아와 돈을 달라고 협박하는 순간을 계속 기억해낸다. 플로라는 엄마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 

 

 

 

 

기억의 의미

이 드라마에서 기억은 사랑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오웬은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룬후 '어머니는 치매가 시작되면서 이미 돌아가셨다'-라고 하는데, 치매로 기억을 잃으면서 이미 서서히 죽어갔던 것과 다름 없다고 말한다. 블라이 저택의 유령들은 그곳에 묶여있으면서 오랜기간,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며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를 까먹으면서 얼굴이 지워지기 시작한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호수의 여인 또한 얼굴이 지워졌고, 그녀의 여동생, 의사, 군인 등 그곳의 모두가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기억이란 것은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플로라가 말한 것 처럼- 'Dead doesn't mean gone'. 죽었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제이미가 대니를, 오웬이 한나를 기억하는 것 처럼.

되려, 오웬의 어머니처럼 살아있지만 기억을 잃는다면 죽는 것이기도 하다. 플로라와 마일즈가 까맣게 잊은 블라이 저택은, 대니 속으로 사라진 호수의 여인처럼 그 힘을 잃어갈 것이다. 블라이 저택의 유령들은 어쩌면 기억의 편린일 뿐이고 그들조차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잊혀지는 것처럼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블라이 저택의 유령'은 소설은 물론이고 드라마 또한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극 초반 부분에는 집안 곳곳에 숨겨진 유령들이 아주 많이 나오는데, 뒷배경에 서있다가 카메라가 지나가면 사라진다거나, 그림자로만 보인다거나 하는 연출이 아주 많다. 딱히 무서운 이미지는 아니고 어두운 사람형태 혹은 인형이 서있는 듯한 모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아직 시즌 3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지만, 시리즈의 총 감독인 마이크 플래내건이 여러가지 다른 작품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할만 하다! 

 

호러시리즈의 리뷰는 너무 어려웠다...드라마 자체는 그다지 무섭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생각하고, 장면들을 떠올리고, 대사를 다시 되뇌어보느라 가끔씩 소름이 끼쳤다. 드디어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 오늘밤은 불켜고 자야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