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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 사우스림 캠핑여행 기본정보

군밤사세요 2021. 6. 5.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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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30일동안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에서 캠핑을 하며 하이킹을 다녀왔다.

개인적인 여행수기 겸, 혹시 같은 기간에 캠핑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참고가 될까해서 후기를 적어본다.

(*그랜드캐년은 봄/가을, 여름, 겨울 시즌에 따라 필요한 정보가 천지차이이다. 이 포스팅은 늦봄, 초여름 계획에 도움되도록 작성되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스케일이다. 봐도봐도 캐년밖에 안보인다.

 

날씨 :

하도 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앱으로 계속 확인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랜드캐년'을 검색하면 최고기온 25도가 나오고, '피닉스, 아리조나'를 검색하면 최고기온 34도가 나온다. 인터넷으로 리뷰를 찾아보면 캐년 안쪽으로는 34도까지 오른다는 말이 나오기도하고.. 너무 중구난방이라 짐쌀 때 어려웠는데, 결론적으로 전부 다 맞는말이였다.

 

5월 말 피닉스 도시지역은 한낮기온이 35도까지 오른다. 

그랜드캐년의 캠핑장 지역은 낮에 25-27도 정도이고, 밤/새벽이 되면 10도로 뚝 떨어진다.

그랜드캐년을 하이킹하며 캐년 밑으로 점점 내려가면, 기온이 오르면서 37도가 된다.

캠핑장이 캐년의 위쪽에 자리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온도차이다. 

기온이 높기는 하지만 아주 건조하기 때문에, 그늘에 있거나 바람이 불면 시원하다.  

낮에는 가볍게, 밝은 색의 복장으로 입고 밤에 캠핑할때는 따뜻하게 입도록 하면된다.

 

핸드폰 :

그랜드캐년 입장하면서 부터 신호가 안잡힌다. 핸드폰 통신사에 따라 신호가 잡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근처에 와이파이도 없으니 인터넷과 잠시 떨어져 지내야한다. 또한 따로 핸드폰을 충전할 곳이 없기 때문에, 보조배터리를 가져가거나 자동차에서 충전해야한다. 

 

 

Mather Campground

캠핑장:

내가 예약한 캠핑장은 Mather Campground와 Desert View Campground 였다.

둘다 인터넷에서 예약이 가능하고 자리가 빨리 없어지니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룻밤에 $18~20 정도이다. 캠핑장 1개를 예약하면 차 1대와 텐트 2-3개정도 칠수있는 공간을 주고, 캠프파이어를 만들수있는 fire pit과 식탁+의자가 겸용된 테이블이 있다. 생각보다 넓고 각 캠핑장마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화장실 근처에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수대도 있으니 맘껏 물을 받아가면 된다.

 

캠핑장 규칙은 쓰레기 정리하고 나갈 것, 밤 10시 이후에 큰 소리를 내지말 것 등, 기본적인 규칙외에 두가지가 더 있다.

사람이 없다면 음식을 밖에 놔두지 말 것- 생각보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캠핑장 근처에 살고있고, 사람이 안보는 틈을 타 음식을 훔치고 물건을 다 부셔놓는다. 내가 머물렀던 캠핑장 바로 옆에 음식 및 식기구를 방치하고 2시간정도 하이킹을 갔던 가족이 있었는데, $1000의 벌금을 물었을 뿐더러 까마귀들의 습격으로 텐트가 엉망진창이 되었다. 음식은 꼭 먹을때만 꺼내고, 다 먹은후엔 차 안에 보관해야한다. 

캠프파이어 땔감은 마트에서 구입할 것 -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로 장작을 떼우는것은 금지되어있다. 캠프파이어는 무조건 마트에서 구입한 장작으로 해야한다. 장작은 1묶음 (나무4개)에 $10불정도로 비쌌는데, 캐년 밖에서 구입해가는 것을 추천한다. 

 

Mather Campground는 그랜드캐년 사우스림 입구에 위치해있고, 가장 큰 캠핑장인 만큼 근처에 부대시설도 많았다. 도착하면 체크인을 할수있는 카운터가 따로있고, 이름과 신분증을 보여주면 지도를 주며 친절히 안내해준다. 내가 갔을때는 코로나때문에 샤워시설을 열지 않았고.. 덕분에 3일동안 샤워를 못했다   5-10분정도 운전거리에 식당과 마트가 있다. 마트는 큰 편이라서 식료품뿐만 아니라 기타 기념품, 상비약, 냄비 등등 여러가지를 구입할 수 있다. 지내는 동안 커다란 불편함이 없었다. 이 캠핑장의 장점은 유명한 트레일들이 근처에 있어서 하이킹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Bright Angel, South Kaibab, Hermit Rest 등 대부분의 사우스림 트레일들이 이곳에 위치해있다.

 

 

Desert View Watch Tower에서의 일출

둘째밤을 보냈던 Desert View Campground는 Mathar에서 30-40분 거리에 떨어진 곳으로, 사우스림 동쪽에 위치하고있다. Mathar보다 작은 규모의 캠핑장이였지만 기본적인 셋업은 비슷했다. 체크인하는 카운터는 따로없고, 화장실 오른쪽에 RV카에서 지내는듯한 Park Ranger가 체크인을 도와준다. 그곳에서 아침에 직접만든 커피와 머핀도 대접한다. 따로 체크인을 안해도 돌아다니면서 하나씩 확인하니 굳이 안해도 상관없다. 5-10분거리에 Desert View Watch Tower에서 그랜드캐년을 배경으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캠핑장의 장점이다. 

 

아, 참고로 캠핑장에서 꼭 밤하늘을 보기를 추천한다. 사막의 별들은 정말 너무 아름답다.

 

 

 

Bright Angel Trail의 뷰
South Kaibab Trail. 이런 경사가 계속된다.

하이킹 트레일 :

등산은 보통 산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루트이지만 그랜드캐년은 캐년 위에서 트레일을 시작하기때문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게된다. 때문에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올 때를 염두에 두지않고 빠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때 어려움을 격는다. 특히 캐년 밑으로 갈수록 점점 기온이 오르기때문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트레일 중간에 식수를 받을수있는 곳이 있기도하지만, 없는 트레일도 많으니 꼭 확인해보고 물을 충분히, 아주 충분히 가져가야한다. 어느 트레일이건 커다랗게 'Heat Alert'이라는 표지판에 벌겋게 익어 토하는 사람의 그림이 붙어있다. 트레일이 어려워서 그렇다기보다는 내려가는게 쉬우니, 올라올 때 주의를 기울이라는 경고이다.

오죽하면 그랜드캐년 공식 웹사이트에 '매년 250명의 사람들이 그랜드 캐년에서 구조됩니다. 기억에 남을 멋진 모험이 될지, 병원으로 향하게 될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라고 매 페이지 마다 적혀있다. 

태양이 아주 뜨겁게 내리쬐기 때문에 2-3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면 썬크림을 꼭 자주 발라야한다. 건조하고 자외선이 강해서, 우리나라에서 햇빛쬐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껍질 다 벗겨지고싶지 않다면 너무한가 싶을정도로 꼼꼼히 잘 바르자.. 그리고 일찍 시작하자. 보통 뜨거운 오후의 태양을 피해 아침 8시정도에 등산을 시작해 점심시간 즈음 돌아오는 것 같다.

 

내가 갔던 트레일은 Bright Angel Trail과 South Kaibab Trail이다.

둘다 트레일 입구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으니, 주차자리 찾기 싫다면 (주차장이 협소해서 길가주차를 해야한다) 버스를 타고가면 된다. 

 

첫째 날에 갔던 South Kaibab은 경사가 심해서 등산화를 꼭 신어야하고, 내려가는 건 쉽지만 올라오는게 10배는 어려우니 조심해서 내려가야한다. 하지만 급경사가 많아서 경치가 휙휙 바뀐다. 그랜드캐년의 여러 모습을 볼 수있어 지루하지 않고, 사진찍을 곳도 많은 트레일이다. 비교적 쉬운 내리막길에 사진도 찍고, 경치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면 오르막엔 그럴 틈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갔던 날에는 어떤 등산객이 3번 포인트까지 갔다가 탈진해서 헬기를 띄워 구출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번 포인트 이름이 스켈레톤 포인트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하다) 그만큼 어려운 트레일이다. 나는 1번과 2번 포인트 중간까지 갔는데 왕복으로 3시간 걸렸다. 물론 내려갈 땐 50분정도 걸린게 올라올 땐 두 배가 된 것.. 중간중간 그늘도 있으니 천천히 쉬어가며 올라오면 된다. 

 

둘째 날에 갔던 Bright Angel은 사우스림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일이다. 경사가 완만해서 노인과 아이들도 도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 경치는 단조롭다. 물론 캐년 자체의 경치는 아름답지만 여러 각도에서 즐길수는 없고, 비교적 비슷한 모습만 보여진다. 하지만 마냥 쉽다고는 할 수없으니 역시 물을 많이 준비하고, 어느정도 내려가다 됐다 싶으면 올라와야 한다. 나는 1번 포인트에서 올라왔는데, 2-3시간정도 걸렸다. 1번 포인트에는 Rest House라고 화장실과 물 마시는 곳이 있는데, 1.5마일이라고 써있지만 내려가는데 1시간 걸렸으므로 분명 그보다 먼 거리였던 것 같다. 길 곳곳에 노새가 똥을 싸놔서 피해야하고, 노새 투어와 마주치면 길을 비켜주어야한다. 반려동물도 출입이 가능한 트레일 이기에, 강아지들이 종종 보인다.

 

Rim to Rim 

나는 시도조차 못해봤던 코스이지만, Rim to Rim은 그랜드캐년 꼭대기에서 강이 흐르고있는 맨 밑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코스를 말한다. Rim to River to Rim이라고도 한다. 보통 내려간 후 강가에서 하룻밤 캠핑을 하고 다시 올라온다. 참고로 이렇게 캐년 밑에서 하룻밤 캠핑을 하는 경우, Permit을 신청하고 돈을 내야한다. 6개월~1년 전부터 예약이 끝나므로 Rim to Rim 투어를 생각하고 있다면 퍼밋부터 신청해야 한다. 내가 Bright Angel 트레킹을 끝내고 쉬고있을때, 어느 젊은 커플이 온몸이 빨개져서 헉헉 거리며 하이킹을 끝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새벽4시에 강가에서 올라오기 시작했고, 오후 1시였던 그때 하이킹을 끝냈던 것이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쳐주었고, 그 둘은 한동안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숨을 골랐다. 

 

이 외에도 몇가지 트레일이 더 있는데, 그랜드캐년 웹사이트에 각 트레일에 관한 자세한 정보와 지도가 있으니 꼭 참고하도록 하자.

https://www.nps.gov/grca/planyourvisit/day-hiking.htm

 

자주 출몰하는 엘크

야생동물 :

생각보다 야생동물을 마주할 기회가 많다. 나 또한 트레일에서 커다란 산양 두 마리가 풀 뜯는걸 보았고, 작은 사막쥐, 엘크, 토끼를 자주 마주쳤다. 특히 다람쥐가 자주 출몰하는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음식을 쥐고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니 적당히 피해야한다. 그랜드캐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전갈도 말벌도 아닌 다람쥐가 1위로 뽑히고 있을 정도로 등산객에서 피해를 끼친다고 한다. 흑사병을 가지고있을 수도 있다고 하니(!), 귀여운 얼굴에 속지말고 조심하자.

 

 

그 외 할것 : 

사실 그랜드캐년은 상업적으로 액티비티가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하이킹을 제외하면 노새투어 정도가 전부이다. 노새투어는 2-3시간 코스부터 1일코스까지 다양하게 있으나, 인기가 많아서 예약을 1년 전부터 서둘러야 한다. 콜로라도 강에서 하는 래프팅 투어도 있다고는 하는데, 몇 시간짜리가 아니라 기본 하루부터 일주일 넘게까지 계획된 투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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